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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놀이터, 남성커뮤니티 더가이

 

[광안리]너의 모든 순간 ‘CAFÉ MOMENT’

라데꾸 0 1,512


남자들의 놀이터, 남성커뮤니티 더가이

매일 만나는데도 서먹하게 느껴지는 사이가 있는가 하면, 올림픽만큼 자주 보기 힘든데도 어제 만난 듯 낯설지 않은 사람이 있다. 

매일 그 앞을 지나치는데도 쉽게 발걸음 들여지지 않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이따금 찾아가는데도 불현듯 자주 마음을 스치는 카페가 있다. 내게 [CAFÉ MOMENT]는 그런 곳이다.

멀찌감치 소라 계단이 보이면 괜스레 마음이 한 톤 높아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좋아하는 곳들이 지천이니 더욱 그럴 것이다. 고물을 담뿍 넣은 계피 빵이 추억을 일깨워주는 노포 빵집 ‘백구당’을 지나, 짭쪼롬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일본 카레집 ‘겐짱 카레’, 직접 만든 생강차와 오목하게 담아낸 빙수가 소담스러운 ‘생강나무’의 맞은 편.

그자리에 머물러 감사한 많은 공간들이 각자의 빛으로 그 원도심을 밝히고 있었다. 그러니 나는 이 골목을 지나면 자연히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카페는 골목,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오픈된 주방과 마주하거나 창밖을 바라보아야 하는 작은바 테이블, 보이는 공간이 전부라고 봐도 좋을 아담한 공간이었다. 서너 사람 앉으면 꼭 들어맞을 작은 카페가 이토록 알차고 탄탄할 줄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CAFÉ MOMENT]는 모든 빵을 직접 굽고 소스를 만들어 속을 채운 파니니와 샌드위치를 주로 내어놓는다. 클럽 샌드위치를 위한 보드라운 우유 식빵, 촉촉하고 폭신한 모멘트브레드, 쫄깃하고 고소한 바게트와 치아바타까지. 

바나나와 치즈가 들어간 것은 촉촉해야 하고, 고기가 듬뿍인 스테이크 샌드위치는 조금 질깃해야 제맛이다. 저마다의 맛에 어울리는 갖가지 빵을 매일 굽는다니, 그 정성부터 감동스럽다. 

덕분에 빵 굽는 시간을 잘 맞추면 방금 구운 치아바타 꼬다리(?)를 얻어 먹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뜨끈한 치아바타 한 덩이와 아메리카노 한 모금이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넉넉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버섯과 가지, 호박을 푸짐하게 넣은 구운 야채 샌드위치가 취향에 꼭 맞아 한동안은 그것만 고집했다. 쫄깃하게 씹히는 버섯과 구수한 가지, 잡곡밥에 나물 반찬처럼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한 끼 잘 챙겨 먹은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

든든한 것이 먹고 싶은 날에는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선택했다. 필리 치즈는 등심과 치즈를 듬뿍 넣어 바게트를 채웠다. 적당히 느끼하면서도 되려 군더더기 없는 맛이 깔끔하게 느껴진다. 

크게 썰어 한입 가득 베어 물면 고소한 등심과 쫀득한 치즈가 입안에서 투박한 하모니를 뽐내었다. 아낌없이 넉넉한 맛이 마음에 꼭 들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허니 리코타 바나나 샌드위치다. 잘 익은 바나나에 상큼한 크랜베리, 오독오독 씹히는 아몬드에 달콤한 꿀을 더하고 직접 만든 리코타 치즈로 정점을 찍었다.

필리 치즈가 마초 같은 남성미를 풍긴다면, 허니 리코타는 살랑거리며 여성미를 한껏 자랑했다. 이런 맛있는 것을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냐고 버럭 할 뻔 했다. 부드러운 빵과 함께하니 더는 바랄 것이 없는 걸작이다.



 

[CAFÉ MOMENT]하면 감자 수프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섭섭하다. 직접 감자를 다듬어 생크림과 우유로 만든 감자 수프는 베이컨과 크루통을 올려 입에 착 달라붙는 매력을 자랑한다.

인기가 많아 늦은 시각에 가면 만날 확률은 세 번에 한 번쯤. 오죽하면 가게 들어서자마자 인사보다 하는 이야기가 ‘감자 스프’ 일까. 뜨끈하게 끓여낸 감자 스프 한 그릇이면 앙칼지게 매서운 부산의 바다 바람도 거뜬하다. 여러모로 참 고마운 맛이다.

자신을 ‘소주 팅커벨’이라 부르는 [CAFÉ MOMENT]의 사장님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서울 남자다. 어떤 기회로 부산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곳이 좋아 다시 머무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부산부심’이 통해서였을까.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니고, 몇 마디 나눈 것이 전부인 사장님이 막역한 오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루는 뜬금없이 “컵케이크 찾아가이소.” 했다. 그 카페를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컵케이크를 구워 선물했던 것이다. 괜스레 받는 것이 되려 부담이라 평소 같으면 한사코 고사했을 텐데, 왠지 그 마음이 고마워 단숨에 뛰어갔다. 별것 아니고, 그냥 고마워 구웠다는 그 달콤한 컵케이크가 내내 한 켠에 남아 나를 간지럽히곤 했다.

 

 

 

 

보답을 하고 싶었다. 맛있는 것, 좋은 것이야 더 많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직접’ 마음을 되돌려 주는 것이었다. 현미를 달여 식혜를 끓이고, 삼삼하게 주먹밥 몇 알을 만들었다. 

직접 쓴 책도 함께 담았다. 가는 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먹밥을 배달하고 [CAFÉ MOMENT]에 들렀다.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그의 놀란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 돌아오는 내내 괜히 어깨가 으쓱하다. 

항상 직접 만든 정성의 음식을 내어놓는 그 카페에게, 나는 꾹꾹 눌러 담아 놓았던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중앙동과 남포동, 인근을 지나는 날이면 자연스레 소라 계단 옆 길로 눈길이 향한다. 그 카페의 창가가 문득 스치듯 떠오른다.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같은 곳을 볼 수 있는 그 카페가 좋다. 가장 좋은 찰나의 시간들이 그 카페에 멈춰 있었다. [CAFÉ MOMENT]가 같은 순간을 기억하게 한다.

 

 

 

 

 

 CAFÉ MOMENT, 카페 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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