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남자들의 놀이터, 남성커뮤니티 더가이

 

고문 뒤 석방 전날 성폭행

오빠오천만 0 123


15258314957843.JPG

“왜 또? 엄마, 할 말 다 안 했어?”

 

딸에게도 그 일만은 숨기고 싶었다. 그래도 인터뷰를 반대하는 딸을 설득해야 했다. 차마 말로는 하지 못하고 글을 적어서 보여줬다. “나를 차에 태워서 밖으로 나가서 밥을 먹인 뒤, 나를 끌고 여관으로 갔어요. 나는 그때 저항할 수가 없었어요. 스물세살 나를, 그 수사관이 짓밟고 나서….” 딸이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를 꼭 안았다.

 

5·18 민주유공자 김선옥(60)씨는 지난 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전날 딸(37)과 나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얼마 전에 여검사가 미투를 해서 38년 만에 나도 용기를 냈다”며 그동안 묻어뒀던 이야기를 담담히 털어놓았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때 그는 운동권 학생이 아니었다. 전남대 음악교육과 4학년이었던 그는 5월22일 책을 사러 시내에 나갔다가 학생수습대책위원회를 맡아 도청에 들어갔다. 상황실에서 출입증, 유류보급증, 야간통행증, 무기회수 등의 업무와 안내 방송을 하는 역할을 했다.

 

계엄군이 광주 무력진압을 시작한 5월27일 새벽 3시. 그는 시민군 거점이던 옛 전남도청을 빠져나왔다. 잠시 몸을 피했다가 창평중에 교생실습을 나갔던 김씨는 그해 7월3일 학교에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관들에게 옛 광주 상무대 영창으로 연행됐다. “가니까 ‘여자 대빵 데리고 왔구먼. 얼굴이 반반하네. 데모 안 하게 생긴 년이. 너 이년, 인자 무기징역이다’라고 하더라고요.”

 

폭행과 고문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막 들어가자마자 발로 지겨불고(짓누르고) 엄청나게 때리더라고요. 여기 이마가 폭 들어간 데가 있는데 그때 책상 모서리에 찧어서 그래요. 피가 철철 나면서 정신없이 맞았어요.”

 

폭행과 고문으로 점철된 조사가 끝날 무렵인 9월4일 소령 계급을 달고 계장으로 불리던 그 수사관은 김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비빔밥 한 그릇을 사줬다. 오랜만에 본 햇살이 눈부셨던 날 김씨는 인근 여관으로 끌려가 대낮에 그 수사관한테 성폭행을 당했다. “그 전에 죽도록 두들겨맞았던 일보다도 내가 저항하지 못하고 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지금까지 비참했어요. 자존심과 말할 수 없는 수치감….” 9월5일까지 꼬박 65일 동안 구금됐던 그는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김씨는 그 사건 이후로 삶이 산산조각 났다. 방황하면서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딸을 임신했다.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씨의 엄마는 충격을 받은 뒤 급성간암으로 세상을 떴고,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도 교직에서 쫓겨났다. “가까운 사람들을 모두 잃어버리고 아무도 만날 수가 없게 된 거예요.” 1981년 겨울 첫눈 오는 날 혼자 딸을 출산했다. 교육청에 진정서를 내 1983년 중학교 음악교사로 발령을 받았다. 5·18의 ‘5’ 자도 꺼내지 않고 숨어 살았다. 오직 딸이 삶의 전부였다.

 

그러다가 암에 걸렸다. 2001년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아마도 가슴에 묻어둔 슬픔 때문에 생긴 병이 아닐까 그는 생각했다. 그때 처음으로 한 대학 후배한테 5·18 보상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배가 가져온 5·18 민주유공자 보상 신청서에 이렇게 적었다. “내 인생을 보상한다고요? 얼마를 주실 건데요? 무엇으로, 어떻게 내 인생을 보상하려고요? 뭘?” 보상금으로 2000만원을 받았다. 허망했다. 2010년 10월 딸이 결혼하고 난 뒤 이듬해 3월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처음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

 

그에게 5·18은 현재형이다. “가끔 나 혼자 먼 데 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잠도 잘 못 자. 사람과의 관계도 잘 못하고. 남들은 결혼해서, 시가에서 남편하고 어쩌고저쩌고하는데 나는 5·18로 멈춰져버렸어요. 그 뒤로 딸 키우려고 아등바등 산 거밖에 없어. 할 이야기가 없어요.” 김씨는 “지금도 군인들이 나오는 영화는 잘 보지 못해요”라고 했다. “전두환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저놈 오래 살 것이다’라고 하면 딸이 막 웃어.”

 

김씨의 사연은 10일부터 광주시 서구 치평동 자유공원 안에서 5·18기념문화센터 주최로 열리는 ‘5·18영창특별전’에 공개된다. 23개의 광주 상흔을 담은 방 중 열번째 ‘진실의 방’에 ‘무너진 스물세살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그간의 삶을 드러내는 일에 동의했다. 이 방에 들어서면 한쪽 벽 전면에 꽃과 노랑나비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비처럼 그가 받은 고통과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 김씨는 “몇 달 전 미투 폭로를 보면서 그 나쁜 놈을 죽이고 싶었습니다”라며 멀리 하늘을 바라봤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43649.html#csidxff83357d345686184ce3ffa5d36ff34

 

자기 신상까고 재발방지 원하는 미투가 진짜 미투인데

미투 조롱거리 다 되고나서 용기내서 미투하신 것 같은데 착잡하네



실시간 핫이슈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베스트
번호 제목 조회 추천 비추
11024 군대 짬밥 2,200원의 비밀 218 0 0
11023 비핵화 그 어려운 합의가 된다는 것은 78 0 0
11022 우리나라 교육 개혁이 안 되는 건 79 0 0
11021 말레이시아 수도 상황 166 0 0
11020 40년대 고전 여배우의 위엄 235 0 0
11019 상의 벗기고 끌려다닌 편의점 알바생 385 0 0
11018 번식의 노예 214 0 0
11017 홀로 불법주차와 전쟁중인 클리앙 유저 69 0 0
11016 홍대 몰카 용의자는 여성모델 129 0 0
11015 중국인이 노답인 이유 120 0 0
11014 노벨 평화상을 향해 달려가는 트럼프 72 0 0
11013 김흥국 "2억 손배소, 취하 없다…승소하면 전액 기부" 69 0 0
11012 ‘전참시’, 세월호 침몰 화면 알고 썼다 57 0 0
11011 대한민국 원자력 근황 88 0 0
11010 무급노동하는 택배기사들 70 0 0
11009 쓰레기 선생님 찾았다가 고소당한 정호씨, "끝까지 간다" 136 0 0
11008 같은 단식 다른 반응 80 0 0
11007 같은 단식 다른 반응 69 0 0
11006 천안 구급차 탈취 사건 75 0 0
11005 탈세까지 걸린 조씨일가 70 0 0
11004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 96 0 0
11003 마윈이 말하는 가난한 사람들 특징 102 0 0
11002 태국 현지 팟타이 83 0 0
11001 5.18때 집단 성폭행당한 여학생 결국 승려되었다 84 0 0
11000 서강대 또 또 페미터짐 93 0 0
10999 조현민 강제추방 위기 64 0 0
10998 차별받는다는 그분들 현실 92 0 0
10997 대학 졸업 후 첫 중소기업 입사 83 0 0
10996 배철수식 페미 대처법 82 0 0
10995 '광주 집단폭행' 살인미수죄 적용 안 해…"살인 고의 없어" 67 0 0